2012. 12. 29
하도 오랜만에 블로그에 오니 뭘 어떻게 써야 되나 갈피를 못 잡겠네. 음...오늘 준수 뮤지컬과 발라드 콘서트에 다녀 왔다. 처음에 공연 소식이 나왔을 때는 여길 내가 가도 되나 갈 수 있을까 이런 마음과 불안한 상황이었는데 오늘 잘 다녀오고 나니 그게 또 되게 먼 일 같고 그렇다. 걱정했던 모든 게 다 해결이 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근데 어쨌든 오늘 잘 다녀왔다. 처음의 망설임이 무색하게 내일도 모레도 갈 거지만....
처음에 내가 자리를 제대로 못 찾아가서 열라 심한 삽질을 해서, 아무도 뭐라는 사람 없지만 내가 스스로 쪽팔리단 생각에 사로 잡혀 공연 중간 중간 딴 생각을 한 것이 가장 문제점이었고, 준수와 준수의 공연은 어느 때 보다 완벽했다. 5월에 첫 콘서트도 그렇지만, 준수가 처음부터 끝까지 만드는 공연을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게 뭔가 감개무량 하다고 생각했다. 동방신기 공연 보면서 그 날이 언제 올까, 오기는 올까 정말 생각했었거든. 공연 구성도 무대도 음향도 훌륭하다. 아 무대! 무대도 참 예뻤다. 나름 스토리가 있는 공연이었는데, 주제는 어린 준수가 꿈꾸던 공연임. 처음 나온 영상에 준수가 서재에서 옛날에 보던 책을 꺼내면 공연이 시작되는 거였는데, 그래서 무대 양 옆은 책장처럼 세워놨다. 그리고 무대 가운데 스크린이 책처럼 펴졌다 접었다 하는 거임. 아 뭐야...글로 못 쓰겠고 차라리 그림을 그리고 싶다...휴 암튼 그 책 같은 스크린이 가운데 있으면 양 옆에 오케와 밴드가 각각 좌우에 있는데, 공연 초반은 뮤지컬 노래를 쭉 하고 중반부터는 시아준수 노래를 했는데 그래서 뮤지컬 하는 동안에는 책이 펴져서 오른쪽 밴드는 가리고 왼쪽에 오케만 보였당. 뮤지컬 노래 하는 동안엔 그 스크린에선 무대배경 같은 영상이 나오곤 했음. 뮤지컬이 끝났더니 책이 접히면서 오른쪽에 밴드가 보이고 센터에 세로로 길쭉한 스크린으로 변했다. 내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는 분들은 나중에 영상이 나오면 보세여. 내가 쓰면서도 무슨 말인지 모를거 가틈...슬프다....
암튼 그런 무대 세트 보면서, 그리고 공연장의 음향을 느끼면서 무대에 아끼지 않는 준수에게 또 감동했다. 아까 내가 동방 공연 볼 때 한 생각 얘기 썼는데, 그 때는 좀 걱정이랄까 바라는 점이랄까 그런 게 있었다. 준수가 언젠가는 정말로 좋은 자기의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 뭐 그런 생각이었는데 그게 되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는 걸 깨달았어. 내가 주제 넘었네.ㅋㅋ
모차르트에선 나는 나는 음악과 내 운명 피하고 싶어, 천국의 눈물에선 호랑이와 비둘기, 이렇게 사랑해 본 적 없죠, 들리나요를 불렀고 듀엣은 선영 누나랑 했는데 준수가 누나에게 부탁했다는 지킬의 a new life를 누나 솔로로 들려 줌. 오랜만에 들리나요를 들으니까 쫌 눈물 날 뻔 함. 그리고 엘리자벳 마지막춤을 부름. 마지막춤에서 선영 엘리가 같이 연기를 해 주고 들어갔더니 준수가 언젠간 해 보고 싶은 역이라면서 지금 이 순간을 불렀당. 이건 원래 내가 몰랐어야 하는 순선데 나가기 전에 스포를 봐 버려서 좀 아쉬웠다 후후후.....지금 이 순간은 노래방 버전 음성으로 하도 많이 들었던 노래라 새롭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물론 착각이었지. 아....준수야.....
뮤지컬 순서가 끝나고 재중이 나레이션으로 영상 한 편이 나오며 시아준수를 소개했다. 아까 썼다시피 책이 접히면서 밴드가 나오고 언커미레 의상으로 옷을 갈아입은 준수가 나오면서 사랑이 싫다구요를 불렀다. 이제는 이 노래를 부르면서 더 이상 울지 않는 준수였당. 음....그리고 럴러바이가 나왔는데 댄서도 없고 춤도 없는 줄 알았던 럴러바이 중간에 준수가 갑자기 웨이브와 바운스를 하면서 무대를 활보해서 난 좀 웃음이 나왔지.ㅋㅋ 망원경으로 준수만 보다가 뒷줄 언니가 아 뭐야....이러길래 왜 저러나 했더니 럴러바이 전용 댄서가 봉을 들고 나온 거였지만 준수랑은 아무 일도 없었다 후후. 유아쏘뷰리풀도 부르고 그런가봐요도 불렀다. 이건 다 그 때 큐시트 올려 준 거에서 봐서 응~하고 봤는데 생각지도 못한 남의 노래를 몇 곡이나 불렀다. i believe 도 의외다 했던 곡이었는데 그 중에 제일은 내 여자라니까 였음.ㅋㅋㅋㅋㅋㅋ 난 낙엽이랑 이슬먹은나무는 쫌 당연히 할 줄 알았었는데 그 두 곡 다 안했으면서 이 노래를 하다니, 였다.ㅋㅋ 노래 하기 전에 이 노래는 할까 말까 굉장히 말이 많았던 곡이었는데 하게 됐다면서 연상 누나 팬들에게 바치는 노래라고 소개함.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여기서 오늘 공연 중에 제일 웃기다고 생각한 일이 발생함. 준수가 노래할 때는 몇 곡만 빼고 다들 조용하게 들었는데, 이 노래 가사 중에 누난 내게 여자야~ 할 때 마다 누나들의 탄성이 계속 터져 나와서 현실 우슴 남.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정말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 역시 노래하는 동안 계속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서 그게 또 웃겼다. 아....누나는 어쩔 수가 없나보다.
그리고 참, 오늘 준수가 피아노 치면서 노래도 불렀다. 나는 모르는 노래였지만 착한남자 드라마에서 나왔다는 정말 이라는 노래였음. 오늘 아침까지 한다 안한다 싸웠다며 틀려도 이해해 달라고 수줍게 연주를 하던 준수. 자긴 하기 싫다고 했는데 빌려 온 피아노가 비싼 거라서 연출이 끝까지 하자고 했다네요. 고맙습니다. 근데 그거 하기 전에 천사시아를 했는데 막 웃고 즐거운 상황에서 준수가 지금 이러면 안된다고 자기가 너무 긴장이 된다고, "(왜 그런지) 들어보세요, 되게 긴장되는 무대예요 다음 무대가." 라고 진짜 이렇게 말 하는데 너무 귀여웠어. 아 그러고 보니 오늘 토크가 중간에 여러 번 있었는데 중간 중간 준수가 돌발적으로 귀염을 터뜨려서 어쩔 줄을 모르겠군. 암튼 그래서 피아노 치면서 노래도 했다. 근데 지금 어떤 후기를 보다 보니까 중간에 준수가 반주 잊어버렸는지 애드립으로 막 치더래. 난 그런 줄도 멀랐는데! 노래 중간에 갑자기 씩 웃던 부분이 아닐까 다들 추측함.ㅎㅎ
공연 진행은 전체적으로 준수가 옷도 몇 번 안 갈아 입고 뒤로 잘 안 들어가고 계속 무대에 있을 때가 많았다. 준수가 제가 계속 나와 있으니까 좋죠? 라고 스스로 말했어.ㅋㅋ 토크가 중간에 많을 거라고 했는데 진짜 중간 중간 멘트가 많았다. 아빌립 소개 하기 전엔 사랑하는 사람한테 있을 때 잘해야 된다는 요지의 말을 횡설수설로 하기도 했지만.ㅋㅋ 공연 중간에 옷 갈아입고 나오면서 남의 노래들 부르는 시간에 이제 어쿠스틱 타임, 미사리 카페처럼! 할 때 나 좀 빵 터짐. 준수는 이제 어쩜 공연 중간 멘트도 이렇게 잘할까. 휴.....아 또 빵 터진 거 있었는데, 객석에서 막 소리지르며 대화시도 하는 애들한테 준수가 오늘 공연엔 랩퍼도 있고 락커도 왔다고 했을 때도 쓰러졌음.ㅋㅋㅋㅋ 어쿠스틱 타임에서 음악감독이 옆에 건반 쳐 주러 나와서 감독님 잘생겼다고 소개하고 있었는데, 객석에서 갑자기 누가 준수보고 레오 닮았다고 막 소리를 지르는 거임. 근데 나는 맨 뒤에서도 그게 레오라는 걸로 잘 들렸는데 준수가 한참만에 아...(감독님이) 배용준 닮았다구요? 해서 그 감독 오빠가 막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아놔...ㅋㅋㅋㅋㅋ 공연 첫 멘트 때 이렇게 많이 오실 줄 몰랐다고 할 때 좀 내숭 같아서 귀여웠고, 누나팬 얘기 하려고 나이 얘기 하다가 중고생 팬들 보면 신기하단 얘기 하면서 방송 안 한지 4년 쯤 됐는데 자길 어떻게 아는 지 신기하다고 할 때는 웃으며 눈물이 나는 느낌이었음.
아 근데 이건 멘트내용은 아니지만, 오늘 땡큐포를 부르는데 준수가 갑자기 후렴에서 객석으로 마이크를 넘기는데 다들 잘 못 따라 부르고 우물쭈물 했는데 여기서 나는 살짝 흥분 함. 왜냐면 이 노래는 다른 노래 (뮤지컬이나 딴 가수 노래) 처럼 자막을 띄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짜 가사가 필요한 신곡에는 가사를 띄워주지 않다니!! 라고 생각해서.ㅎㅎㅎ 암튼....마지막 앵콜 전 의상이었는데 준수가 진짜 완전 털조끼를 입고 나온 건 좀 웃겼어. 옷이 별로 안 예쁜데 더워 보임.ㅋㅋ 그래서 결국 끝에 두 곡 남겨두고 털옷 벗었당. 근데 준수가 이거 벗을 줄 모르고 벨트를 안했다고 죄송하다고 했는데 그게 왜 죄송하다는 건지 모르겠어서 난 막 웃음.ㅋㅋ
그리고 라이브가 더 좋은 알면서도와 사랑은 눈꽃처럼을 부르며 일단 공연이 끝났다. 사랑은 눈꽃처럼 부르다 준수가 쫌 울컥했는지 감사합니다 인사하는데 쫌 목이 메어 있었음...뒤에 밴드랑 오케스트라랑 같이 있어서 그런지 연주도 완죤 감동이었당. 마지막 사눈꽃이 끝나고 인사하는 타임도 그렇고 중간에 유아쏘 끝나고 준수의 옷 갈아 입는 타이밍도 그렇고, 곡 마지막 후주를 길게 편곡해서 연주할 때 참 아름다웠어.
앵콜을 부르는 영상은 사실 좀 웃겼당. 오프닝 영상의 연장이기도 했는데 어린 준수 역의 준상이가 어른 준수에게 책을 건네니까 표지에 encore 가 새겨져서 내가 진짜 안 웃을 수가 없었다구.ㅋㅋ 앵콜에 화답하며 등장한 준수는 엉커미레를 부르며 춤을 추었다. 마지막춤도 춤을 좀 췄지만 진짜 본격 댄스를 보니까 나도 모르게 꺅 소리가 드디어 터짐....오늘 공연 보면서, 최근의 내가 어둡고 기운도 없어서 공연 보면서 소리도 잘 안지르게 되는 줄 알았다. 공연 거의 끝날 때까지 그런 줄 알았는데 앵콜 언커미레랑 타란탈레그라 댄스가 나오니까 나도 모르게 또 꺅꺅대고 있더라. 휴....곡에 맞춤이네. 암튼 엉커미레를 하고 새롭게 편곡한 타란탈레그라를 불렀다. 원곡보다 느리고 좀 재지하게. 그러더니 갑자기 둥둥둥 하면서 원곡이 나옴서 댄서들과 함께 격렬한 땐쓰를! 짧게 일절만 함.
아. 참 오늘 토크에 팬잘큐땡큐가 있었구나.ㅎㅎ 앵콜 때 멘트 하면서 팬들의 요청으로 팬잘큐땡큐를 시원하게 해 주면서 몇 가지 에피소드를 얘기해 줌. 운전하고 가는 데 버스에서 어떤 남자애가 자기를 막 부르더니 팬잘큐땡큐 해서 창문을 말 없이 닫은 얘기랑 광고 촬영할 때 자긴 최대한 평범하게 멘트를 했는데 스텝이 팬잘큐 보다 땡큐가 톤이 더 높아야 된다고 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는 얘기.
준수가 가장 마지막 곡을 소개할 때 처음에는, 자기 노래 중에 제일 사랑하는 곡이라고 하길래 낙엽인 줄 알았다. 그런데 좋아하는 노랜데 부를 수가 없었다고 하는 걸 보고 헐..머지? 그럼 낙엽이 아니자나...했더니 슬픔의 행방이었어. 큐시트에서 봤지만 잊고 있었는데.ㅎㅎ 오케를 세운 이유이기도 하다며 참으로 오랜만에 슬픔의 행방을 불렀다. 아..도쿄돔에서 들었던 게 벌써 2년도 더 전인가요? 이럴 때 마다 어쩔 수 없이 뭔가 페이소스가 느껴지네.ㅎㅎ
아 또 이 글의 마무리는 어떻게 지어야 하지? 음...준수가 해외 공연을 할 때 마다 따라가서 보지 못하는 내 신세를 한탄하던 때가 있었는데, 한국에서 이렇게 즐겁고 아름답고 감동적인 공연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공연보러 외국에 가지 못해도 옛날처럼 허전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네. 준수야 내일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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